늑장 대처ㆍ빈소 홀대…금양98호 실종자 가족 ‘눈물이 분노로’
헤럴드경제 | 입력 2010.04.05 10:12 | 누가 봤을까? 30대 여성, 광주
지난 2일 천안함 실종자 구조 작업에 동원됐다가 조업구역으로 돌아가던 중 서해 대청도 인근 해상서 침몰한 저인망 어선 금양98호 실종 선원 구조 작업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실종 선원 가족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가족들은 "금양98호 침몰사건이야말로 늑장 대처, 무리한 수색 작전 등이 복합된 인재(人災)"라며 "해양경찰청 등 당국은 조속히 실종자를 구조해달라"고 촉구했다.
5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해경이 인천 대청도 서쪽 30마일(약 56㎞) 해상에서 금양98호의 조난신호를 접수 받은 시각은 2일 오후 8시30분께. 해경은 조난신호를 받은 직후 금양98호 소속 선박사인 금양수산 측에 금양98호 선장의 휴대전화 번호를 물었으나 금양수산 관계자는 금양98호와 함께 조업하는 금양97호 선장의 연락처를 잘못 알려줬다. 해경 상황실은 곧바로 금양97호의 선장 휴대전화로 연락한 후 "항해 중 이상 없다"는 답변을 듣고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다 신고 접수 후 15분이 지난 오후 8시45분에야 '이상'을 눈치했다.
결국 해경은 조난신호 접수 1시간여 만인 오후 9시30분께서야 구조를 지시했다. 인근 해역에 있던 경비함정들은 오후 10시가 넘어서야 본격 수색작업에 나섰다. 결국 사고 당시 해경의 안이한 대처와 선박회사의 잘못된 정보 제공으로 사고 초기 금양98호의 구조 기회를 놓친 셈이다.
군 당국에도 책임이 있다. 해군이 천안함 실종자 수색작업을 서두르기 위해 무리하게 민간어선을 동원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양98호는 천안함 수색작업을 마치고 조업을 위해 돌아가다 사고가 났다.
천안함 구조작업에 투입됐다 '불상사'를 당했는데도 빈소 설치 등에서 홀대받고 있는 것도 가족들의 힘을 빠지게 만들고 있다. 현재 인천가족사랑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금양98호 선원 김종평(55) 씨와 인도네시아인 캄방 누르가효(36) 씨의 빈소에는 상주도 없이 동거인과 친척 등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고 한주호 준위 빈소와 달리 외부 조문객도 거의 없다.
이 같은 상황에 가족들의 안타까움은 분노로 치닫고 있다. 전날 사고 경위를 듣기 위해 인천해경을 찾은 가족들은 "침몰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따져 민ㆍ형사상 책임을 묻는 방안을 검토에 소송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종자 수색도 여전히 답보 상태다. 해경과 해군은 전날 밤 실종자를 찾기 위해 함선 9척과 어선, 공군 항공기까지 동원해 수색작업을 펼쳤다. 그러나 부표와 그물 등 금양98호에 실려있던 부유물 30여점을 발견했을 뿐 김재후 선장 등 실종자는 찾아내지 못했다.
금양98호와 충돌한 혐의를 받고 있는 캄보디아 선적 화물선 타이요호에 대한 조사에서도 뚜렷한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해경 관계자는 "타이요호의 미얀마인 항해사가 혐의를 계속 부인해 소속 선박사의 한국 대리점으로 일단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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