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분향소 비바람속 애도 물결>(종합)
조문객 3만명 돌파…지인들 추모 글 가득 남겨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비바람이 몰아치고 쌀쌀한 날인데도 천안함 희생 장병의 마지막을 배웅하려는 발길은 끊이질 않았다.
서울광장에 '천안함 46용사' 합동 분향소가 차려진 지 나흘째인 28일 시민과 단체 추모객은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른 아침부터 광장을 찾아 조문 행렬을 이어갔다.
이날 오후 6시까지 하루동안만 1만1천321명, 나흘간 총 3만2천232명이 분향소를 다녀갔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박태준 전 국무총리 등과 주한일본대사 등 각국 외교사절도 발걸음을 했다.
가슴에 검은 리본을 달고 희생 장병 46명의 영정과 마주선 조문객은 비통함을 애써 억누른 채 차분하게 헌화, 분향하고 묵념하면서 추모에 동참했다.
젊음을 못다 피우고 스러져 간 수병들이 어둡고 추운 바다를 깨끗이 잊고서 고통 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기를 한마음으로 기원했다.
오전에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동료 20명과 조문하러 온 이종숙(48.여)씨는 "출근해서 일을 시작하는 것보다 분향하러 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뜻을 모았다. 여기 와서 사진을 다시 보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30여명이 합동 분향한 국방부 헌병대대 60헌병대 소속 고근호(23) 병장은 "같은 곳에서 군 생활을 한 건 아니지만 같은 군인으로서 내 옆에 있던 동기, 선후배가 떠난 느낌"이라며 "옆에 있지는 않았어도 전사자들이 당시 어떤 마음이었을지 고스란히 느껴진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조문을 마치고 분향소 왼편에 연합뉴스가 전시한 추모 사진을 천천히 둘러보면서 희생 장병의 얼굴 하나하나를 가슴속 깊이 새겼다.
지인들은 생전에 미처 나누지 못한 말을 전하려고 이곳을 찾아 추억과 그리움이 서린 글귀를 남겼다.
고(故) 강태민 상병의 친구는 "태민아 오늘 드디어 널 보러 왔어. 그런데 참 야속하게도 날씨가 안 도와주는 건 왜일까. 모두의 슬픔을 하늘도 알고 있는 걸까. 언젠가는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그 언젠가의 기회마저도 이제는 없다"고 허탈해 했다.
김수민씨는 고 나현민 일병의 사진 아래 "한달 전 휴가 때 같이 먹었던 식사 너무나도 맛있었다. 고맙다. 나라를 위해 힘쓴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었고, '예비역 해군 의무하사' 김태영씨는 "민평기 중사님, 인방사에서 함께 족구와 탁구로 땀 흘리고 웃던 때가 그립습니다. 편히 잠드세요"라고 자신의 마음을 남겼다.
'설희'라고 이름을 남긴 지인은 고 강현구 하사 사진 아래 짧은 편지글을 띄웠다.
"현구오빠, 오빠 얼굴 보러 왔어. 거기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부디 하늘에서는 행복하게 살고 아무 걱정 없이 편히 쉬어. 1월에 오빠 휴가나왔을 때 생각난다. 그때 오빠 제대하면 바다로 놀러 가자고 그랬었는데. 보고 싶다. 거기서 많이 힘들었을 오빠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오빤 내 가슴 속과 대한민국의 가슴 속에서 영원히 기억될 거야."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비바람이 몰아치고 쌀쌀한 날인데도 천안함 희생 장병의 마지막을 배웅하려는 발길은 끊이질 않았다.
서울광장에 '천안함 46용사' 합동 분향소가 차려진 지 나흘째인 28일 시민과 단체 추모객은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른 아침부터 광장을 찾아 조문 행렬을 이어갔다.
가슴에 검은 리본을 달고 희생 장병 46명의 영정과 마주선 조문객은 비통함을 애써 억누른 채 차분하게 헌화, 분향하고 묵념하면서 추모에 동참했다.
젊음을 못다 피우고 스러져 간 수병들이 어둡고 추운 바다를 깨끗이 잊고서 고통 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기를 한마음으로 기원했다.
오전에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동료 20명과 조문하러 온 이종숙(48.여)씨는 "출근해서 일을 시작하는 것보다 분향하러 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뜻을 모았다. 여기 와서 사진을 다시 보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30여명이 합동 분향한 국방부 헌병대대 60헌병대 소속 고근호(23) 병장은 "같은 곳에서 군 생활을 한 건 아니지만 같은 군인으로서 내 옆에 있던 동기, 선후배가 떠난 느낌"이라며 "옆에 있지는 않았어도 전사자들이 당시 어떤 마음이었을지 고스란히 느껴진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조문을 마치고 분향소 왼편에 연합뉴스가 전시한 추모 사진을 천천히 둘러보면서 희생 장병의 얼굴 하나하나를 가슴속 깊이 새겼다.
지인들은 생전에 미처 나누지 못한 말을 전하려고 이곳을 찾아 추억과 그리움이 서린 글귀를 남겼다.
고(故) 강태민 상병의 친구는 "태민아 오늘 드디어 널 보러 왔어. 그런데 참 야속하게도 날씨가 안 도와주는 건 왜일까. 모두의 슬픔을 하늘도 알고 있는 걸까. 언젠가는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그 언젠가의 기회마저도 이제는 없다"고 허탈해 했다.
김수민씨는 고 나현민 일병의 사진 아래 "한달 전 휴가 때 같이 먹었던 식사 너무나도 맛있었다. 고맙다. 나라를 위해 힘쓴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었고, '예비역 해군 의무하사' 김태영씨는 "민평기 중사님, 인방사에서 함께 족구와 탁구로 땀 흘리고 웃던 때가 그립습니다. 편히 잠드세요"라고 자신의 마음을 남겼다.
'설희'라고 이름을 남긴 지인은 고 강현구 하사 사진 아래 짧은 편지글을 띄웠다.
"현구오빠, 오빠 얼굴 보러 왔어. 거기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부디 하늘에서는 행복하게 살고 아무 걱정 없이 편히 쉬어. 1월에 오빠 휴가나왔을 때 생각난다. 그때 오빠 제대하면 바다로 놀러 가자고 그랬었는데. 보고 싶다. 거기서 많이 힘들었을 오빠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오빤 내 가슴 속과 대한민국의 가슴 속에서 영원히 기억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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