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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DT의 전설' 된 故한주호 준위 빈소엔 울음바다

(주)대성테크 2010. 3. 31. 15:24

'UDT의 전설' 된 故한주호 준위 빈소엔 울음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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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 입력 2010.03.31 15:01

 

3월의 마지막 날, 고인을 애도하는 선후배들의 눈물은 추적한 봄비가 돼 빈소를 적셨다.

지난달 31일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은 천안함 실종자 수색작업 중 목숨을 잃은 고 한주호 준위(53)를 만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발걸음을 옮긴 군 장병들로 가득찼다.

해병대사령부를 시작으로 특전사.해병대수색대.화생방방위사령부 등 각 부대마다 수 십명씩 찾아든 장병들이 고인을 향해 경례를 부칠 때면 아들 한상기 중위(25)는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소속 부대원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해병대사령부 김인현 대위는 "고인과는 2003년 해병대 교관과 훈련생으로 인연을 맺었다"고 첫 만남을 회상했다.

김 대위는 "당시 몸이 아파 퇴교 당할 위기에 처했는데 고인께서 함께 가자며 끝까지 나를 이끌어주셨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대위처럼 고 한 준위와 사제의 연을 맺은 일부 후배 군인들은 장례식장 입구에 놓인 방명록에 이름 석 자와 함께 "교관님 감사합니다"는 마지막 인사를 새겼다.

홍재성 해병대 부사령관(소장)도 영정 사진을 바라보며 "90년대 해병대에서 수색대 교관으로 오랜 시간을 지냈다. 그 때 고인으로부터 교육을 받던 소위들이 이제는 대령이 됐는데…"라며 고인의 죽음을 애석해했다.

홍 소장은 "고인이 진정한 영웅인 이유는 죽을 줄 알면서도 물 속에 뛰어들었다는 점이다. 자식이 있는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아끼지 않고 희생하기가 쉽겠느냐"고 덧붙였다.

이어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빈소를 찾아 3분여 간 고인에게 보국훈장 광복장을 추서하는 의례를 열자 빈소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 장관이 영정 사진 옆에 훈장을 세우고 묵념하는 내내 유족들의 눈물은 그칠 줄 몰랐다.

상주인 한 중위의 손을 꼭 잡으며 위로한 김 장관은 빈소를 빠져나오면서 "앞으로 추가 희생자가 나오지 않고 침몰된 천안함을 하루 빨리 수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전에 빈소를 들른 김성찬 해군 참모총장은 빈소 입구에 모인 UDT 장병들에게 "한 준위가 보여준 살신성인의 정신을 후배들이 기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빈소를 직접 찾을 수는 없었지만 이날 시민과 네티즌도 하루 종일 애도의 마음을 표했다.

인터넷 포탈엔 '라이더'란 이름의 네티즌이 한 준위와 같이 고등학교 졸업후 75년도에 군에 입대한 사람이라고 밝힌 뒤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군인은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목숨을 바친다고 이야기 하는데 그 몫을 충분히 담당하신 한 준위가 부럽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럼에도)평생을 군 생활을 뒷바라지한 부인의 슬픔을 누가 위로하겠냐"며 "꿈에라도 나타나시어 이별의 인사를 한 번 나눴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평택 제2함대 근처 주민들도 고인의 죽음에 슬픈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부대 인근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40)는 TV에서 한 준위의 사진이 비춰질 때마다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그는 "군부대 근처에서 식당을 오래했기 때문에 여러번 오셨던 분 같다"며 "이번 사고로 군인들이 실종돼 마음이 아픈데 구하러 들어간 분도 순직하시게 됐다니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가슴을 쳤다.

한 준위의 순직 이후에도 구조활동이 이어지면서 구조대원에 대한 시민들의 성원도 이어지고 있다.

'shiftlife'란 이름을 쓰는 네티즌은 "한 준위 순직에도 불구하고 구조작업에 돌입했다는 소식에 가슴이 먹먹해진다"며 "목숨을 초개같이 던지는 대한민국 군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적 추모 물결이 확산됨에 따라 당초 3일장으로 1일 해군작전사령부장으로 거행될 예정이었던 고인의 장례식은 5일장으로 바뀌어 오는 3일 오전 10시 성남 국군수도병원 실내체육관에서 엄수된다.

해군 관계자는 "유족 및 국방부와 협의해 해군장으로 격상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