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가족, 한 준위 미망인에 "미안합니다"(종합)
연합뉴스 | 입력 2010.03.31 12:25 | 수정 2010.03.31 13:46
빈소서 "아까운 분을 잃었습니다" 울음 터뜨려
미망인 "이건 아닌데..." 오열
(성남=연합뉴스) 최우정 기자 = "뭐라고 말씀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겁니다"
31일 오전 천안함 실종자 가족 7명이 실종자 구조 작업중 순직한 고(故) 한주호 준위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을 찾았다.
한 준위는 지난 30일 오후 아직도 배 안에 갇혀 있을 후배 장병들을 살리기 위해 수중 작업을 하다 실신해 순직했다.
가족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영정 앞에 선 뒤 할 말을 잃은 듯 한동안 고인을 바라보기만 했다. 국화꽃을 한 송이씩 영정 앞에 놓은 가족들은 절을 하며 고인을 애도했다.
가족들이 한 준위의 아내와 자녀, 형 등 유족들이 서있는 곳으로 다가가자 빈소는 이내 울음바다로 변했다.
실종자 정범구 상병의 할머니 이상옥씨는 한 준위의 아내인 김말순(56)씨의 손을 붙잡고 "뭐라 말씀드리겠습니까.."라고 흐느끼며 "정말 미안합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 할머니에게 "이건 아닙니다"라며 "우리 금쪽같은 내 새끼 아버지인데.."라고 오열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조문을 마친 후에도 한동안 빈소를 떠나지 못한 채 유족들과 함께 울며 슬퍼했다.
실종자 이창기 원사의 형인 이성기씨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아까운 분을 잃은 것 같아 유가족에게 뭐라 드릴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저희가 바라는 것은 실종자 구조 과정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게 아니었다"고 자책하기도 했다.
이들은 살신성인의 군인정신을 모든 이에게 알려 훌륭한 군인이 잊혀지지 않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빈소에는 시신이 안치된 30일 밤부터 한 준위의 죽음을 애도하는 동료 및 선.후배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김태영 국방부장관은 31일 오전 빈소를 찾아 한 준위에게 보국훈장 광복장을 추서한 뒤 유족들을 위로했다.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 준위는 영웅적인 사람"이라며 "앞으로 추가 희생이 나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 준위의 영결식은 1일 오전 11시 국군수도병원에서 해군작전사령부장(葬)으로 치러지며 수원화장장에서 화장 절차를 거쳐 대전 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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