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오지 않고 전역모자만 왔네요"
故 안동엽 병장 가족 대전현충원 찾아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기다리던 아들은 오지 않고 전역모자만 덩그러니 왔네요"
17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갑동 국립대전현충원 내 천안함 46용사 합동묘역.
따뜻한 봄햇살이 비치는 가운데 검은색 해군 제복을 입은 한 장교가 합동묘역에 경례를 하고 있고 주위에서는 몇몇이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
천안함 함장이었던 최원일 중령과 천안함 46용사 중 한명인 故 안동엽 병장의 가족이다.
이날은 지난해 3월26일 천안함 피격으로 목숨을 잃었던 안 병장이 전역하는 날.
유가족들은 최 중령이 전역묘자를 내려놓고 경례를 하는 모습을 말없이 뒤에서 바라볼 뿐이었다.
최 중령이 돌아간 뒤 아들의 전역모자를 만지작거리던 어머니는 착잡한 심경을 감추려는 듯 애써 웃어보였다.
안 병장의 어머니는 "명절 때 다른 가족들이 다들 모여 즐겁게 보내는 모습을 보면 내 아들은 옆에 없다는 생각에 억장이 무너졌다"면서 "살아있었다면 전역 기념으로 같이 삼겹살도 구워먹고 소주도 한 잔 했을 텐데.."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자신의 가슴을 손으로 가리키며 "아들은 갔지만 여기에 살아있어 날마다 생각이 난다"면서 "아들은 오지 않고 이렇게 전역모자만 왔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안 병장의 아버지도 전역모자 옆에 쓰여 있는 아들의 이름을 하염없이 쳐다보며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천안함 피격 1주기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남아있는 가족들의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었다.
출처 : 대한민국해군전우산악회.
글쓴이 : 이대웅(병255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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