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미 인양업체 대표 "인양 늦어져 미안하다"
연합뉴스 | 입력 2010.04.16 19:21
"2함대 찾고 싶으나 분향소 없어 그냥 부산으로 간다"
(인천=연합뉴스) 최정인 기자 = "함미를 늦게 건져 올려 실종자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사고 20일 만에 전체 모습을 드러낸 천안함 함미 인양작업을 진두지휘한 88수중개발의 정성철 대표는 백령도에서 여객선을 이용, 16일 오후 인천에 도착해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는 지난 3일 선단을 이끌고 백령도를 방문, 거센 조류와 변화무쌍한 기상여건 속에서도 12일 만에 함미 인양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는 "우리 나름대로 함미 인양에 최선을 다했지만 가족들은 불만이 있었을 것"이라며 "좀 더 빨리 건지지 못해 아쉽다"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바람막이용 재킷에 모자,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로 백령도 작업현장을 누비던 모습 그대로였다. 그간의 고생을 반영하듯 목이 심하게 쉬어 말 한마디를 내뱉기가 어려운 듯 보였다.
해군 해난구조대원 출신인 정 대표가 이끄는 88수중개발은 지난 30여년간 크고 작은 침몰사고 현장에서 활약해온 국내 대표적인 구난.구조업체.
2008년 8월에는 제주도 인근 바닷속 80m에 침몰한 해경의 형사기동정을 건져 올린 경험도 갖고 있다.
그때의 경험과 이번 인양작업의 어려움을 비교해서 말해 달라고 하자 그는 "그때는 해심 80m였고 천안함 함미는 50m 정도에 가라앉아 있어 이번 인양이 좀 더 쉬웠다"라며 베테랑다운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특히 인천지역 구난업체들이 '단기간에 이뤄낸 인양 성과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자 "하늘이 도왔다"면서도 "조류의 흐름을 감안, 함미 인양 적기를 맞추는 데에 신경을 가장 많이 써 성과를 냈다"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와 30여명의 직원은 파도에 출렁이는 크레인선박 위 컨테이너 숙소에 머물며 갖은 고생을 했지만, 실종자 가족뿐 아니라 전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어 현장의 애로사항을 드러내 놓고 말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다.
그는 "작업하는 동안에는 하루 3시간 정도밖에 잠을 자지 못했다"며 "직원들도 자다가 일어나기를 반복했는데 우리가 조금만 더 희생하면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우선 가족들이 있는 부산에 갔다가 해군의 추가 요청이 있으면 다시 백령도 사고해역으로 복귀할 계획이다.
그는 실종 장병의 시신이 있는 평택 해군 2함대도 찾고 싶었으나 분향소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소식에 찾지 못하고 부산으로 간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인천 연안여객터미널 앞에서 지난 12일간 동고동락을 한 다른 잠수사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눈 뒤 "지금은 손자.손녀의 얼굴이 가장 보고 싶다"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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