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DT 전설 영면하소서'..대전현충원에 안장
연합뉴스 | 입력 2010.04.03 17:46 | 수정 2010.04.03 17:58
(대전=연합뉴스) 정찬욱 기자 = "상기 아버지 부디 잘 가세요, 내가 아이들 잘 돌볼께요"
천안함 실종자 구조작업 중 순직한 고(故) 한주호(53) 준위의 미망인 김말순(56)씨는 남편의 유골함 위에 흙을 뿌리며 끊임없이 흐느꼈다. 한 준위의 여동생들도 "오빠가 왜 여기 있어", "오빠 잘가"하며 솟구쳐 오르는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식장 주변에는 시민 300여명도 함께 자리해 거룩한 희생과 참군인 정신을 보여 준 고인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미망인 김씨는 이제 혼자 걸을 힘도 남아 있지 않은 듯 자녀들에 의존해 식장으로 들어선 뒤 안장식이 진행되는 동안 딸 슬기(19)양, 아들 상기(25.육군 1사단)씨와 서로 손을 꼭 잡고 내내 흐느껴 울었다.
남편에게 국화꽃 한송이를 바치고는 "여보"하며 영정사진을 손으로 어루만지기도 했다.
이날 안장식은 고인에 대한 경례, 헌화 및 분향, 하관 및 허토, 조총발사 및 묵념, 유가족 대표 인사 등으로 30여분간 진행됐다.
아들 상기씨는 인사말을 통해 "아버님에 대해 각별한 관심과 애도를 표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숙여 감사드린다"며 "아버지를 잃은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그분의 유훈과 유지, 명예를 더럽히지 않도록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지금도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 깊은 서해 바닷속을 누비고 있을 UDT(해군 특수전)대원들과 해군의 수고가 헛되지 않도록 좋은 소식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 준위의 목숨을 앗아갈 정도로 갖은 악천후 속의 백령도 앞바다와 달리 안장식이 열린 이날 대전 현충원의 하늘은 맑고 주위는 봄기운으로 따스했지만 유족과 동료 대원 등 참석자들의 마음에는 굵은 빗줄기 같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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