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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동혁병장 흉상제막식

(주)대성테크 2009. 1. 2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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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 6월 28일 대전국군군의학교에서 가졌던 고 박동혁병장 흉상제막식 때 필자와 박동혁병장의 가족들.

 

광복절 아침,

그 동안 미루어 왔었던 박동혁병장의 부모님이 계시는 강원도 홍천으로 향했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깊은 골짜기의 산 중턱을 깍아 만든 두 사람의 안식처는 지난 5년을 어떻게 지내왔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풍경이었다.

"모든 것을 잊으려고 눈만 뜨면 일에만 매달려 지내다 보니까 험한 산도 이렇게 사람이 살 수 있을 정도로 모양이 갖추어지데요."

이경진 여사는 비탈진 산을 깍아 만든 그들의 보금자리를 가리키며 내게 그렇게 설명했다.

강아지 몇 마리, 닭 몇 마리만이 유일하게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산 속, 바람도 구름도 지나가다 말고 그들의 안타까운 생활을 안쓰럽게 지켜보면서 머물다 가는 그런 곳이었다.

그들은 하우스 안에서 다섯마리의 소들과 함께 기거하고 있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들은 하우스 안에 있는 콘테이너에서 지낸다는 것 뿐이었다.

나는 그들의 주거환경을 둘러보고 조심스럽게 참견을 했다.

"안산에 대궐같은 집을 두고 왜 이렇게 움막 생활을 하고 계십니까?"

"내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나를 힘들게 해요. 나라 지키다 전사한 내 아들이 탈북자 한 사람보다 못한데....."

이경진 여사는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쏟았다.

"그래도 이곳에 있어야 집사람의 몸이 좋아진답니다."

박남준씨는 아내가 앓고 있는 속병을 치료하기 위해 산 속에 파뭏혀 살 수 밖에 없다는 말을 했다. 그들은 아직도 아들의 가슴에 꽂힌 적탄을 뽑아내지 못하고 고통스럽게 지내고 있었다.

나는 대꾸를 하지 못하고 하늘을 보았다. 뭉게구름 한 점이 쓸쓸하게 내려보고 있었다.

나는 그들 부부가 박동혁병장의 모교에 적은 돈이지만 장학금으로 보태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가슴이 울컥거렸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는가? 그들의 따뜻한 마음이 내게 많은 생각을 던져주었다.

나 같이 보잘 것 없는 이에게 서슴없이 씨 암닭을 고와주는 호의를 베풀어주신 두분께 진정으로 고마운 마음이다. 그리고 나와함께 초행길 동행에 나서주신 해군전우회 회원님들께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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